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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
- 21 Dec, 2025
CBT 첫날, 버그 리포트 폭주
CBT 첫날, 버그 리포트 폭주 월요일 오전 9시 출근했다. 빌드 받았다. 12.3GB. 설치하는 동안 커피 마셨다. 첫 잔. CBT 첫날이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 유저 500명이 접속한다. 팀장이 말했다. "오늘은 크리티컬 버그만 올려." 크리티컬이 뭔지 안다. 게임 못 하게 되는 것. 돈 날리는 것. 욕먹는 것. 빌드 설치 완료. 9시 23분. 게임 켰다. 로딩 화면 나왔다. 새 캐릭터 만들었다. 튜토리얼부터 시작한다.10분 만에 첫 버그 튜토리얼 5번째 스텝. "검을 장착하세요" 라고 나온다. 검을 장착했다. 화면이 멈췄다. 10초 기다렸다. 안 돌아온다. 로그 확인했다. Null Reference Exception. 만티스 켰다. 버그 리포트 작성. 제목: [크리티컬] 튜토리얼 5단계 검 장착 시 클라이언트 프리징 재현율: 5/5 심각도: Critical 담당자: 이재훈 클라이언트 개발자 스크린샷 3장 첨부. 로그 파일 첨부. 등록 완료. 9시 47분. 슬랙에 올렸다. "튜토리얼 막혔어요." 1분 만에 답장 왔다. "확인 중." 게임 재시작했다. 다시 캐릭터 만들었다. 이번엔 검 장착 스킵했다. 넘어갔다. 튜토리얼 끝났다. 마을 나왔다. 2시간에 10개 10시 30분. 버그 리포트 4개 더 올렸다.NPC 대화창 텍스트 깨짐 상점 아이템 구매 시 골드 2배 차감 퀘스트 완료 보상 안 들어옴 스킬 쿨타임 UI 안 돌아감개발자들 슬랙이 난리다. 기획자가 물었다. "골드 2배 차감 재현율이요?" 답했다. "10/10. 무조건 나옵니다." 기획자: "헐..." 이재훈 개발자가 말했다. "튜토리얼 버그 핫픽스 올립니다." 10시 52분. 새 빌드 나왔다. 1.2GB. 설치했다. 커피 마셨다. 두 번째.필드 테스트 새 빌드 설치 완료. 11시 10분. 튜토리얼 다시 돌렸다. 검 장착 됐다. 고쳐졌다. 만티스에 코멘트 달았다. "수정 확인. Close 해도 됩니다." 필드로 나갔다. 초원 지역. 몬스터 잡았다. 슬라임. 경험치 들어왔다. 10마리 잡았다. 레벨업 됐다. 스탯 찍었다. 힘 5 올렸다. 공격력 확인했다. 안 올라갔다. 버그다. 만티스 켰다. 제목: [Major] 스탯 투자 시 능력치 미반영 재현율: 3/3 심각도: Major 힘, 민첩, 지능 전부 안 된다. 체력만 된다. 스크린샷 찍었다. 스탯 찍기 전 공격력 52. 찍고 나서도 52. 로그 파일 확인했다. 스탯 적용 함수 호출 안 됨. 등록했다. 11시 34분. 슬랙에 올렸다. "스탯 버그 크리티컬급입니다." 기획자가 답했다. "CBT 중인데..." 김수진 서버 개발자: "확인할게요." 유저들이 이미 접속 중이다. 500명. 스탯 찍고 있을 거다. 안 올라가는 거 모르고. 점심 시간 없음 12시. 점심 먹으러 가려고 했다. 팀장이 말했다. "겜큐님, 파티 시스템 테스트 부탁해요." 점심은 나중에. 파티 만들었다. 초대했다. 수락했다. 파티 UI 떴다. 멤버 목록 나왔다. 던전 입장했다. 로딩 화면. 들어갔다. 파티원이 안 보인다. 맵에는 있다고 나온다. 화면에는 없다. 버그다. 채팅 쳤다. "보여요?" 답 없다. 아니다. 나한테도 안 보인다. 파티 채팅이 안 간다. 던전 나갔다. 로비로 돌아왔다. 파티원 보인다. 다시 입장했다. 또 안 보인다. 만티스 켰다. 제목: [크리티컬] 던전 입장 시 파티원 렌더링 실패 및 파티 채팅 불통 재현율: 5/5 심각도: Critical 파티 플레이가 CBT 핵심 콘텐츠다. 이거 안 되면 큰일이다. 영상 녹화했다. 3분짜리. 첨부했다. 등록했다. 12시 28분. 슬랙 올렸다. "@channel 파티 던전 막혔어요." 30초 만에 답장 폭주. 기획자: "뭐?" 클라 개발자: "로그 주세요." 서버 개발자: "재현율이요?" 답했다. "5/5입니다. 로그 첨부했어요." QA팀 동료 재민이가 말했다. "나도 같은 거 발견." 재현율 확실하다.오후 1시 점심 먹었다. 편의점 삼각김밥. 2개. 책상에서 먹었다. 게임 돌리면서. 김수진 개발자가 슬랙에 올렸다. "스탯 버그 원인 찾았어요." 나: "수정 언제 나와요?" 김수진: "30분 안에 핫픽스 올릴게요." 기획자가 말했다. "유저들한테 공지 올려야겠네요." 운영팀이 공지 올렸다. "현재 스탯 적용 오류 확인, 긴급 수정 중" 커뮤니티 확인했다. 유저들 난리다. "스탯이 안 올라가요" "버그 아니에요?" "CBT 첫날부터 이래?" 욕은 아직 없다. 다행이다. 오후 1시 40분. 새 빌드 나왔다. 설치했다. 커피 마셨다. 세 번째. 빌드 6개 오후 3시. 총 빌드 6개 받았다. 버그 리포트 15개 올렸다. 크리티컬 4개. Major 6개. Minor 5개. 목이 아프다. 말을 안 했는데. 손목도 아프다. 마우스 클릭 몇 번 했는지. 재민이가 말했다. "에너지 드링크 줄까?" 받아 마셨다. 고맙다. 파티 던전 버그는 아직 안 고쳐졌다. 클라 개발자 이재훈이 말했다. "렌더링 레이어 문제예요. 시간 좀 걸려요." 기획자: "오늘 안에 되나요?" 이재훈: "최선 다하겠습니다." 개발자도 힘들다. 안다. 하지만 유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후 5시 정규 퇴근 시간. 안 간다. 당연히. CBT 첫날은 원래 이렇다. 저녁 도시락 시켰다. 회사 카드로. 불고기 덮밥. 먹으면서 테스트했다. 오후 5시 30분. 새 빌드 나왔다. 7번째. 파티 던전 수정 빌드다. 설치했다. 기다렸다. 던전 들어갔다. 파티원 보인다. 됐다. 채팅 쳤다. "테스트." 간다. 만티스에 코멘트 달았다. "수정 확인. Close." 슬랙에 올렸다. "파티 던전 수정 확인했습니다." 기획자: "오 감사합니다." 이재훈: "휴..." 모두 지쳤다. 밤 9시 아직 있다. 유저 피드백 확인 중이다. 커뮤니티, 디스코드, 공식 카페. "재미있어요" "그래픽 좋네요" "근데 버그 좀 많아요" 버그 리포트 더 들어온다. 유저들이 찾은 것.특정 지역에서 땅 빠짐 아이템 중복 획득 길드 생성 오류받아 적었다. 만티스에 올렸다. 재현 테스트 해야 한다. 내일. 밤 10시. 퇴근한다. 13시간 일했다. 야근 수당 나온다. 다행이다. 집에 와서 고시원 도착. 10시 50분. 씻었다. 누웠다. 핸드폰 켰다. 회사 슬랙 확인. 새 버그 리포트 3개 더 올라왔다. 내일 아침에 봐야지. 눈 감았다. 그런데 잠이 안 온다. 머릿속에 버그 리포트가 돈다. 튜토리얼 프리징. 스탯 미적용. 파티 렌더링. 골드 2배 차감. 숫자도 돈다. 15개. 7번. 5/5. 13시간. 이게 QA의 일상이다. 화요일 아침 출근했다. 9시 50분. 늦었다. 10분. 팀장이 말했다. "어제 고생했어요. 괜찮아요." 고맙다. 자리 앉았다. 모니터 켰다. 슬랙 확인했다. 밤사이 메시지 47개. 만티스 확인했다. 새 버그 12개. 커피 마셨다. 첫 잔. 오늘도 길다. CBT는 일주일 남았다. 버그는 계속 나올 거다. 우리는 계속 찾을 거다. 고치고, 테스트하고, 확인하고. 반복이다. 그래도. 게임이 좋아진다. 유저가 좋아한다. 그걸로 된다.CBT 첫날, 버그 15개. 빌드 7번. 내일도 똑같다.
- 03 Dec, 2025
런칭 후 버그 터졌을 때 QA의 심정
런칭 후 버그 터졌을 때 QA의 심정 디스코드가 터진 날 런칭 3일 차. 새벽 2시. 디스코드 알림이 미쳤다. 100개. 200개. 멈추지 않는다. "아이템 복사 버그 있음" "퀘스트 완료 안 됨" "접속 끊김"유저들이 찾았다. 우리가 못 찾은 버그를. 팀장 전화가 왔다. "출근해." 회의실의 시선 오전 10시. 긴급 회의. 개발팀 전원. 기획팀 전원. 그리고 우리 QA팀. "QA에서 이거 못 찾았어요?" 대표이사가 물었다. 나를 보면서. 말이 안 나왔다. "죄송합니다"만 했다. 옆자리 윤서가 설명했다. "케이스를 못 찾았습니다. 특정 조건에서만..." "특정 조건?" 개발팀장이 웃었다. 비웃는 웃음. "유저들은 10분 만에 찾았는데?" 할 말이 없었다.우리가 3개월 테스트했다. 매일 12시간씩. 유저 10만 명이 3일 했다. 총 300만 시간. 이길 수가 없다. 숫자로. 테스트 로그를 뒤진다 회의 끝나고 자리로. 내 테스트 로그를 열었다. 3개월 치. "아이템 획득 테스트 - 정상" "인벤토리 테스트 - 정상" "퀘스트 보상 테스트 - 정상" 다 했다. 분명히 다 했다. 그런데 왜 못 찾았을까. 유저 제보를 다시 봤다. "아이템 획득 중 네트워크 끊기면 복사됨" 아. 네트워크 불안정 상황. 우리는 사무실에서 테스트했다. 와이파이 빵빵한 곳에서. 유저는 지하철에서 했다. LTE 들락날락하는 곳에서. 그 차이였다. 재현 테스트 오후 내내 재현했다. 와이파이 껐다 켰다 반복. 100번. 51번째에 터졌다. 아이템 2개가 됐다. "재현했습니다." 개발팀에 리포트 올렸다. 개발자가 답했다. "알았어요. 근데 왜 런칭 전에 못 찾았죠?" 또 그 질문. "네트워크 불안정 테스트가 부족했습니다." "그걸 QA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맞다. 우리가 해야 했다.말이 안 나왔다. "죄송합니다"만 또 했다. 커뮤니티 반응 점심시간. 커뮤니티를 봤다. "이 회사 QA 뭐 함?" "테스트도 안 하고 런칭했냐" "돈만 받고 놀았네" 칼이었다. 하나하나가. 댓글 200개. 추천 500개. 옹호하는 댓글은 없었다. "QA가 사람인데 다 찾겠어요?" 이 댓글도 있었다. 추천 5개. 나머지는 욕이었다. 창을 껐다. 더 못 봤다. 야근의 이유 저녁 9시. 아직도 회사. 버그 리스트를 정리했다. 유저 제보 500건. 중복 제거하니 80건. 심각도 분류했다. Critical 12건. High 35건. Medium 33건. Critical 12건은 핫픽스 대상. 내일 새벽까지. 개발팀이 수정하면 내가 확인한다. 전수 확인. 예상 시간 6시간. 새벽 4시쯤 끝날 것 같다. 집에는 못 간다. 오늘도. 편의점 도시락 먹었다. 세 번째. 동료의 위로 새벽 1시. 윤서가 커피를 줬다. "너 탓 아니야." "근데 다들 나를 봐." "나도 봐. 우리 팀 전체를 봐." 윤서도 힘들다는 걸 안다. 리드 QA라서 더. "우리가 할 수 있는 거 했어. 시간도 부족했고 인력도 부족했어." 맞다. QA 3명이서 RPG 전체를 테스트했다. 개발자는 20명인데. QA는 3명. "그래도 유저는 모르잖아." "응. 모르지." 윤서가 자기 자리로 갔다. 테스트하러. 나도 했다. 핫픽스 빌드 확인. 4시의 퇴근 새벽 4시 반. 마지막 버그 확인 끝. "전수 확인 완료. 배포 가능합니다." 개발팀장한테 메시지 보냈다. 답장은 안 왔다. 자고 있겠지. 사무실 불을 껐다. 마지막 남은 사람.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봤다. 눈이 충혈됐다. 3일 동안 15시간씩 일했다. 얼굴이 푸석하다. 27살 얼굴이 아니다. 택시 탔다. 회사 법인카드로. 기사님이 물었다. "야근하셨어요?" "네." "힘드시겠네요." "네." 더 할 말이 없었다. 핫픽스 배포 다음 날 오후. 핫픽스 나갔다. 공지가 떴다. "긴급 점검 완료. 버그 수정했습니다." 커뮤니티 반응을 봤다. "수정 빠르네" "이제야 하네" "처음부터 제대로 하지" 칭찬은 없었다. 당연한 걸 했다고 생각하니까. 욕은 줄었다. 그게 다행이었다. QA 얘기는 더 이상 없었다. 관심 밖. 우리가 밤샘한 건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6시간 동안 전수 테스트한 것도. 그냥 "개발팀이 수정했다"로 끝. 팀장의 말 오후 회의. 팀장이 말했다. "다들 고생했어. 특히 QA팀." 처음 듣는 말이었다. 긴급 회의 때는 없던 말. "근데 다음부터는 네트워크 불안정 케이스도 체크하자." 또 숙제가 생겼다. 체크리스트에 항목 추가. "네트워크 불안정 시나리오 테스트" 이미 200개 넘는 체크리스트. 거기에 하나 더. 시간은 그대로인데. 일은 늘었다. "시간 더 주실 수 있나요?" 윤서가 물었다. "런칭 일정은 이미 정해졌어. 다음 업데이트도." 없다는 뜻이었다. 무력감의 정체 퇴근길. 지하철에서 생각했다. 왜 이렇게 무력할까. 우리가 못해서? 아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시간이 없어서? 맞다. 하지만 핑계처럼 들린다. 유저가 더 많아서? 맞다. 하지만 변명처럼 들린다. 결국 답은 하나다. 버그는 항상 나온다. 100% 막을 수 없다. 근데 사람들은 100%를 원한다. 개발자 실수는 "버그"라고 한다. QA 실수는 "직무유기"라고 한다. 같은 실수인데 다르게 본다. 그래도 하는 이유 집에 도착했다. 고시원 방.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봤다. 그만둘까 생각했다. 100번째쯤. 이직할까 생각했다. 200번째쯤. 근데 안 한다. 아직은. 왜냐면. 버그 찾는 게 재밌어서. 가끔. 유저들이 즐기는 거 보면 뿌듯해서. 가끔. "버그 없네. QA 잘했다"는 말 들으면 좋아서. 거의 안 들리지만. 그리고 이거.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개발자가 만들면 누군가는 확인해야 한다. 그게 우리 일이니까. 다음 버전 다음 날 출근. 새 빌드 받았다. 차기 업데이트 빌드. 신규 던전. 테스트 시작했다. 또. 던전 입장. 몬스터 잡기. 보상 확인. 정상이다. 지금은. 근데 안다. 어딘가에 버그가 있다는 걸. 내가 못 찾을 수도 있다는 걸. 런칭 후 유저가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그때 또 무력할 거라는 걸. 그래도 한다. 찾을 수 있는 만큼. 마우스를 움직였다. 던전 2회차. 체크리스트를 켰다. 201개 항목. 하나씩 체크했다. 오늘도.버그는 항상 나온다. 근데 QA는 항상 욕먹는다. 그게 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