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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경력 3년, 그다음은 어디로?

QA 경력 3년, 그다음은 어디로?

QA 경력 3년, 그다음은 어디로? 오늘도 링크드인을 켰다 점심시간이다.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맛이 없다. 밥이 문제가 아니라 내 머릿속이 복잡해서다. 링크드인을 켰다. 요즘 자주 켠다. '게임 QA' 검력으로 검색했다. 채용 공고가 나온다. 연봉은 비슷하다. 3400만원에서 3800만원 사이. 3년 차인데 천장이 보인다. 옆 자리 개발자는 5년 차다. 연봉이 6천만원 넘는다고 들었다. 우리는 같은 게임을 만든다. 나는 버그를 찾고, 그는 코드를 짠다. 근데 연봉은 거의 두 배 차이다. "QA 경력으로 뭐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요즘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3년이면 전문가 아닌가 게임 QA를 3년 했다. 런칭을 3번 경험했다. CBT, OBT, 정식 런칭까지 다 겪었다. 밤샘 테스트도 수십 번이다. 버그를 1000개 넘게 찾았다. Mantis에 등록한 이슈 번호가 4자리를 넘는다. 크리티컬 버그도 수십 개 잡았다. 게임이 터질 뻔한 걸 막은 적도 있다. 확률 검증은 이제 감이 있다. 엑셀로 시뮬레이션 돌리고, 로그 분석하고, 이상한 패턴 찾아낸다. 기획자들도 내 데이터를 믿는다. 근데 이력서에 뭐라고 써야 할까? "게임 1000시간 플레이 경험" "버그 1000개 발견" "야근 500시간" 이게 다른 회사에서 인정받을까? 다른 직무로 갈 수 있을까? 동기는 대학원을 갔다. 데이터 분석을 배운다고 했다. "QA 경력으로는 한계가 있어"라고 말했다. 그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이직 사이트를 뒤져봤다 저녁이다. 퇴근은 8시. 고시원에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켰다. 원티드를 켰다. '게임 QA' 검색. 공고가 20개 정도 나온다. 다 비슷하다. 신입3년, 연봉 30004000만원. 내가 지금 받는 거랑 똑같다. 'QA 매니저' 검색. 공고가 5개다. 경력 5년 이상, 연봉 4500~5500만원. 2년을 더 해야 500만원 오른다. 그것도 매니저 되면. 다른 직무를 봤다. '게임 기획자'. 신입도 3500만원부터 시작한다. 3년 차는 5000만원 넘게 받는다. QA보다 높다. '게임 클라이언트 개발자'. 신입이 4500만원이다. 3년 차는 7000만원도 본다. 숫자를 보니까 기분이 이상해진다. 나는 3년 동안 뭘 한 거지?QA 경력은 어디로 가는가 현실을 직시했다. 게임 QA에서 갈 수 있는 루트가 몇 개 있다. 1. QA 매니저가장 일반적인 루트 5~7년 경력 필요 연봉 천장: 5500만원 계속 테스트하는 건 똑같음2. 게임 기획자전직 가능하다고 함 QA 경험이 밸런스 기획에 도움된다고 근데 포트폴리오가 필요함 신입으로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3. CS/운영유저 대응, 버그 대응 QA 경험 인정받음 근데 연봉은 비슷함 감정노동 추가됨4. 데이터 분석가로그 분석 경험 활용 SQL, Python 배워야 함 학원 다녀야 함 신입으로 시작5. 다른 업계 QA앱, 웹서비스 QA 게임보다 야근 적다고 함 연봉은 비슷하거나 낮음 게임 QA 경력이 제대로 인정 안 될 수도어느 쪽도 명확하지 않다. 팀장님은 10년 차다. 연봉이 6000만원이라고 들었다. 10년을 해야 6000만원이다. 개발자 3년 차보다 낮다. 실제로 알아봤다 용기를 냈다. 이력서를 써봤다. 경력사항:게임 QA 3년 런칭 3회 참여 이슈 트래킹 1000건 이상 확률 검증 및 밸런스 테스트사용 툴:Mantis, Jira Excel (수식, 매크로) 게임 치트 툴 로그 분석이력서를 보니까 초라하다. 개발자 이력서를 본 적이 있다. 'Java, Spring, MySQL, AWS'가 주르륵 나온다. 프로젝트 설명이 구체적이다. 깃허브 링크도 있다. 내 이력서는 뭔가 빈약하다. 툴 사용은 다 할 수 있는데, 기술 스택이라고 부르기엔 약하다. 그래도 냈다. 게임 기획자 공고 5개, 다른 회사 QA 공고 3개. 일주일 후. 답이 왔다. 게임 기획자는 전부 탈락. '포트폴리오 부족'이라는 피드백. QA 공고는 2곳에서 연락 왔다. 면접을 봤다. "QA 경력이 3년이시네요. 저희는 4년 차 급을 찾는데..." "연봉은 현재와 비슷할 것 같습니다." 결국 이직해도 제자리다.선배에게 물어봤다 팀에 7년 차 선배가 있다.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점심시간에 물어봤다. "형, QA 계속 하실 거예요?" 선배가 웃었다. "글쎄. 나도 모르겠어." 선배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7년을 했는데 연봉이 4800만원이다. 같은 기수 개발자는 1억을 넘본다고 한다. "QA는 경력이 쌓여도 할 수 있는 게 비슷해. 신입이나 7년 차나 하는 일이 크게 안 달라." 선배 말이 맞다. 신입도 버그를 찾고, 7년 차도 버그를 찾는다. 차이는 속도와 정확도뿐.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게 아니다. "기획이나 개발은 달라. 1년 차는 간단한 기능 만들고, 5년 차는 시스템 설계를 해. 성장이 보여." "QA는 성장이 안 보여?" "보이긴 하는데... 시장에서 인정을 못 받아." 그 말이 핵심이다. 내 성장은 내가 안다. 3년 전보다 훨씬 잘한다. 버그를 빨리 찾고, 패턴을 읽고, 리포트를 정확하게 쓴다. 근데 시장은 그걸 몰라준다. 이력서에 쓸 방법이 없다. 스터디를 시작했다 결심했다. 뭐라도 배워야겠다고. SQL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튜브로 무료 강의를 본다. 퇴근하고 고시원에서 1시간씩 공부한다. SELECT, WHERE, JOIN. 기초부터 시작한다. 로그 분석할 때 쓸 수 있을 것 같다. Python도 시작했다. 확률 검증할 때 엑셀 말고 코드로 하면 더 빠를 것 같아서다. 근데 피곤하다. 회사에서 9시간 일하고, 야근하고, 집 와서 또 공부한다. 주말에도 공부한다. 한 달이 지났다. SQL 기초는 끝냈다. 간단한 쿼리는 짤 수 있다. Python은 반복문까지 배웠다. 이력서에 추가했다. 보유 기술:SQL (기초) Python (기초)그래도 뭔가 약하다. '기초'를 빼면 거짓말이고, 쓰면 초라하다. 개발자들은 '프로젝트에 적용한 경험'을 쓴다. 나는 혼자 공부한 거뿐이다. 회사 일에 써먹을 수도 없다. QA는 치트 툴 쓰면 되니까 SQL이나 Python이 필요 없다. 그냥 이직용 스펙이다. 뭔가 씁쓸하다. 동료가 퇴사했다 한 달 전 일이다. 같은 팀 동료가 퇴사했다. 2년 차였다. 나보다 1년 후배. "형, 저 그만둡니다." "어디 가?" "학원 다니려고요. 개발 배울 거예요." 개발자로 전향한다고 했다. 6개월 학원 다니고, 신입으로 지원한다고 했다. "QA 경력은 버리는 거 아니야?" "네. 그냥 백지에서 시작하는 거죠." 그 친구 표정이 밝았다. 불안한 것 같았지만, 희망도 있어 보였다. 나는 3년을 했다. 그 친구는 2년 했다. 그 친구는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나는 3년을 더 해야 할까? 아니면 나도 다시 시작해야 할까? 계산을 해봤다. QA 계속:지금: 3400만원 5년 차: 4000만원 (예상) 7년 차: 4500만원 (예상) 10년 차: 5500만원 (최대)개발자 전향:학원 6개월: 수입 0원, 학원비 -1000만원 신입: 4000만원 3년 차: 6000~7000만원 (예상) 5년 차: 8000~9000만원 (예상)숫자로 보니까 명확하다. 개발자로 가는 게 맞다. 근데 나는 30살이다. 학원 다니면 31살. 신입 개발자 하면 34살에 3년 차다. 그때쯤이면 결혼도 생각해야 하는데, 34살에 6000만원이면 괜찮은가? 머리가 아프다. 또 다른 선택지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게임 QA 출신 중에 '유저 리서처'로 간 사람이 있다고 한다. 유저 테스트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뽑는 일. QA 경험이 도움된다고 한다. 연봉도 나쁘지 않다고 들었다. 4년 차에 5000~6000만원 수준. 관심이 생겼다. 검색을 해봤다. 필요 역량:정성/정량 리서치 이해 데이터 분석 능력 통계 지식 리포트 작성 능력내가 가진 것: 데이터 분석 경험, 리포트 작성. 내가 없는 것: 리서치 방법론, 통계 지식. 또 공부해야 한다. 근데 이건 명확한 커리어 패스가 없다. 채용 공고도 많지 않다. 경쟁이 세다. 그래도 가능성은 있다. 개발자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다.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QA 계속하기 개발자 전향 유저 리서처 전향 기획자 도전 (포트폴리오 만들기)네 개 다 불확실하다. 내가 원하는 건 뭘까 밤이다.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본다. 나는 왜 게임 QA를 시작했을까? 게임을 좋아해서였다. 게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개발은 못 하니까 QA라도 하자고 생각했다. 지금은 어떨까? 게임은 여전히 좋아한다. 근데 게임을 할 때마다 버그를 찾는다. 직업병이다. 즐기기가 어렵다. 회사 게임은 100번 넘게 플레이했다. 재미가 사라졌다. 그냥 데이터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돈?솔직히 중요하다. 연봉 5000만원은 넘고 싶다.커리어 성장?10년 후에 뭘 하고 있을지 보이면 좋겠다.일과 삶의 균형?야근 없는 삶. 주말에 쉬는 삶.보람?내가 만든 걸 자랑하고 싶다. 근데 QA는 결과물이 없다.정리가 안 된다. 친구들은 부럽다고 한다. "게임하면서 돈 버네." 근데 나는 게임이 싫어지고 있다. 부모님은 걱정하신다. "게임 회사 오래 다닐 수 있어?" 대답을 못 한다. 나도 모르겠다. 3개월 후 내 모습 상상을 해봤다. 시나리오 1: QA 계속여전히 같은 회사, 같은 자리 연봉은 3400만원 신규 콘텐츠 테스트 야근 똑같은 일상시나리오 2: 학원 등록퇴사 개발 학원 다니는 중 돈이 나가는 중 불안하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 중 취업 준비하는 중시나리오 3: 이직 준비퇴근 후 공부 SQL, Python 중급 포트폴리오 만들기 이력서 계속 넣기 면접 보기어느 게 정답일까? 정답은 없다. 선택만 있다. 근데 선택이 무섭다. 잘못 선택하면 시간을 날리는 거다. 3년도 벌써 날아갔다. 오늘의 결론 아직 결정 못 했다. 근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 QA 3년 경력은 다른 직무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게 현실이다. QA는 전문직이 아니다. 시장에서 그렇게 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본다. 실제로는 노하우가 쌓이는데, 그게 안 보인다. 개발자는 코드를 보여줄 수 있다. 기획자는 문서를 보여줄 수 있다.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가 있다. QA는? 버그 리포트? 엑셀 시트? 이직할 때마다 처음부터 증명해야 한다. "저 잘해요." 근데 증거가 약하다. 그래서 불안하다. 3년을 더 하면 6년 차가 된다. 그때도 똑같을까? "QA 6년 경력으로 뭘 할 수 있을까?" 10년을 해도 똑같을 것 같다. 그래도 포기는 안 한다. 일단 공부는 계속한다. SQL, Python. 데이터 분석 공부도 시작했다. 포트폴리오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개인 프로젝트로 간단한 게임 기획서를 써볼까. 아니면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정리해볼까. 이직 공고도 계속 본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그리고 현재 일도 최선을 다한다. QA 경력이 인정 안 받더라도, 내가 게임을 살렸다는 건 사실이다. 유저들이 버그 없이 게임하는 건 내 덕분이다.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돈이 문제지. 3년 후, 6년 후, 10년 후.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근데 여기에만 있지는 않을 거다. 변화가 필요하다. 언제, 어떻게 할지 아직 모르지만. QA 경력 3년, 그다음은 어디로?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내일도 출근한다. 버그 찾는다. 근데 내 미래도 찾아야 한다.

게임 QA 3년차, 연봉은 왜 안 오를까

게임 QA 3년차, 연봉은 왜 안 오를까

3년차 QA, 연봉이 왜 안 오를까 출근했다. 빌드를 받아서 설치했다. 오늘따라 로딩이 느렸다. 기획자 박준호가 옆에 앉아서 신규 던전 밸런스 물어봤다. "재현율이 몇 퍼정도 되는 거 같아요?" 내 대답이 나왔다. 그는 메모했다. 내 테스트 데이터로 게임이 돌아간다. 그런데 월급은. 같은 팀 개발자 김태현이 어제 승진했다. 들었다. 연봉 200만원이 올랐대. 3년 차에 6천 중반이라고. 나는 3400. 작년이랑 같다. 재작년이랑도 같다. 올해도 같을 거다. 이게 사실이다. 개발자는 올라가는데 회사에서 분기마다 연봉 조율 회의가 있다. 같은 팀 5명의 개발자들 중에 4명이 올해 인상을 받았다. 평균 150만원. 한 명은 프로젝트 리더가 되면서 300만원 올랐다. 나는 회의 대상이 아니었다. QA팀 리더 이미라가 말했다. "상황상 올려줄 수 없어. 미안해." 상황이 뭔데. 그건 아무도 안 말했다. 버그 리포트는 계속 들어온다. 지난달 84건. 이번 달 현재까지 76건. 심각도 High 이상만 해도 15건. 내가 찾은 버그들이 게임을 살렸다. CBT 때 리스판 방어력 버그를 못 찾았으면 런칭 후 유저들이 던전에서 못 나갔을 거다. 그걸 내가 찾았다. 커밋 메시지도 내 이름이 있다. 그래도 3400. 야근 수당만 봐도 알 수 있다. 개발자들은 야근 수당으로 월 80120만원을 번다. 나는 160180만원을 번다. 같은 팀에서 제일 많이 야근한다. CBT 때는 자는 게 죄였다. 밤 12시에 새로운 빌드가 올라오면 그 자리에서 테스트했다. 개발자들은 그 사이에 코드를 짠다. 나는 검증한다. 같은 야근인데 인상폭이 다르다.이미라가 말한 이유들 작년에 물어봤었다. "왜 안 올려줘요?" 이미라는 3가지를 말했다. 첫째, QA는 "비용 센터"라고 한다. 개발팀은 "수익 센터"다. 게임이 나오는 게 개발팀의 역할이고, QA는 그 게임을 검증하는 거라서 비용으로 본다는 뜻이다. 회계 관점에서는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게임이 망하는 건 개발 능력 때문만이 아니다. 품질이 떨어지면 유저들이 떠난다. 런칭 첫 주에 크래시 버그가 3건만 있어도 이미지가 박힌다. 그걸 막는 게 우리인데. 둘째, 게임 회사에서 QA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버그를 찾는 건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디버그 모드에서 극한 상황을 만들고, 콤보를 짜고, 확률을 검증해야 한다. 엑셀로 1000개 샘플을 뽑아서 분포도를 그리고, 기대값이랑 실제값을 비교한다. 그걸 여러 변수 조합으로 반복한다. 개발자들은 이 과정을 본다. 그렇다면 "누구나"일까. 아니다. 근데 회사는 그렇게 본다. 셋째, 시장 문제다. QA 경력자가 많으니까 새로 채용하는 게 더 싸다고 한다. 신입은 월 2000만원부터 시작한다. 나는 3400을 받는다. 1400만원 차이가 난다. 회사 입장에선 나 대신 신입 두 명을 뽑고, 내 업무를 나눠줄 수 있다. 통장 관점에서는 900만원이 절약된다. 그리고 신입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나는 "3년 해온 거 이 정도네" 정도로 본다. 이게 QA 시장의 구조다.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다들 아는 구조다. 개발자 옆에 앉아 있는데 같은 팀 개발자들한테는 물어본 적 없다. 근데 들었다. 신입 개발자 임준석이가 이직 계약서를 받고 미쳤다고 했다. 연봉 50% 올라간다고. 5년 경력 개발자라면 대우가 어떨까. 내가 5년 QA 경력이라면. 계산 안 해도 안다. 게임 회사 QA는 보직이 별로 없다. 팀 리더는 한 자리다. 이미라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QA 리더가 되려면 그 자리가 비거나 새로운 팀이 생겨야 한다. 신규 프로젝트가 있을 때 정도다. 그런데 신규 프로젝트는 경력 많은 개발자들 중에서 리더를 뽑는다. QA에게는 기회가 없다. 개발자는 다르다. 시니어 개발자, 아키텍처, 플랫폼팀. 보직이 많다. 비게 되는 자리도 많다. 올라갈 계단이 있다. 내 경력은 계단이 없다. 옆에만 있다.그래서 이직을 봤다 3개월 전부터 잡사이트를 봤다. 게임 QA 공고는 많지 않다. 대부분 "신입 환영"이라고 쓰여 있다. 그 다음은 "경험자 우대"인데, "우대"는 10만원 정도다. 포지션이 없으니까 연봉이 비슷하다. 3400에서 3600으로 옮기는 게 이직이냐. 다른 직군을 봤다. 서비스 QA. 웹 서비스 회사들이 뽑는다. 연봉이 비슷하거나 낮다. 게임 업계와 다르지 않다. 개발자로 전향할까도 생각했다. 부트캠프가 있다. 3개월에 600만원. 그 다음에 신입으로 2500만원짜리 일자리. 연봉은 내려간다. 3년을 다시 돌린다. 45세에 시작하는 거랑 비슷하다. 그러다가 게임사 기획팀 공고를 봤다. "게임 QA 경력자 환영"이라고 쓰여 있었다. 연봉은 4200. 오랜 기간에 누적된 게임 이해도가 도움 된다고. 첫 번째로 희망이 생겼다. 그런데 카톡했다. 선배는 말했다. "기획팀으로 가면 정치가 심해. 내 역할이 뭔지 모르는 기분이 든다고 했어." 희망은 깨졌다.야근 수당으로 버티는 게 현실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계산해 봤다. 야근 수당 160만원, 기본급 3400. 야근 없으면 3400. 야근만 있으면 3560. 런칭 전후로 야근이 심해서 월평균 3550 정도다. 그런데 이건 언제까지. CBT가 3달, 런칭 후 2달. 5달은 야근한다. 나머지 7달은 정상 근무인데 야근 수당도 적고, 본급이 늘지 않는다. 저축은 어렵다. 고시원 월 40만원, 밥 월 100만원, 휴대폰 5만원, 나머지 잡비. 손에 남는 게 월 200만원이면 많은 거다. 결혼은 생각도 못 했다. 여자친구 사귈 시간도 없었고. 저축하면서 "얘랑 할 시간이 없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발자들은. 김태현이 얘기했다. 신혼집 월세 계약했대. 전세금 3000만원. 본인이 1500, 부모님이 1500이라고 했다. 가능한 이유는 본급이 올라갔으니까 대출이 가능했다고 했다. 3년 차에 6천인데, 금융사가 빌려준 거다. 나는 3400인데 신청해 본 적 없다. 상담원이 뭐라고 할지 알 것 같았다. 재현율이 맞다고 해도 버그는 계속 터진다. 런칭 후 1주일에 10건씩. 이미라가 개발팀 리더 이동훈한테 "이미 테스트했던 항목들이 왜 또 터져요?" 라고 물었다. 당연히 내 쪽으로 온다. "겜큐, 이게 어때?" 뭐가 "어때"냐. 테스트 계획서에 있는 항목이고, 재현율 확인했고, 심각도 분류했고, 리포트 올렸다. 개발팀에서 못 고쳤거나 롤백했거나다. 그런데 회사 분위기는 "QA가 놓쳤나" 정도다. 회의에서 명시적으로 누가 누구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말하는 방식이 그렇다. "런칭 전에 충분히 테스트했어요?" "아, 이거는 엣지 케이스네요." 엣지 케이스는 무한정이다. 범위 정하는 게 기획팀과 개발팀의 일이지, 내 일이 아니다. 가끔 내가 놓친 버그가 있을 수도 있다. 100%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불가능하니까 전부 찾으세요" 이 정도인데, 연봉은 그에 맞지 않는다. 책임은 무한대, 급여는 고정. 이 구조가 싫다. [IMAGE_4] 3년을 돌아보면 입사할 때는 "게임사에서 일한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친구들한테 말했다. "게임 만드는 회사에 들어갔어" 반응은 "오, 부럽다" 였다. 급여 명세서는 안 보여줬다. 첫 해는 배울 게 많았다. 테스트 케이스 짜는 법, 버그 심각도 분류, 재현 가능한 순서로 리포트 쓰기. 이미라가 잘 가르쳐줬다. 코드를 이해할 필요는 없었지만, 게임의 흐름은 알아야 했다. 게임을 분석하면서 즐거웠다. 2년차는 조금 달랐다. 반복이 늘었다. 같은 던전을 100번 돌 때쯤엔 게임이 게임으로 안 느껴졌다. 일이 됐다. 그런데 연봉은 안 올랐다. 승진은 없었다. 보너스는 "회사 실적에 따라"라고 했는데, 회사 실적이 좋아도 내 보너스는 변하지 않았다. 3년차인 지금. 그냥 일로 느껴진다. 버그 찾는 재미도 없다. "또 찾아야 하나" 이 정도다. 한 팀에서 3년 더 할 거면, 그렇게 살아야 하나 싶다. 40대까지. 50대까지. 아, 그리고 이직 가능한가 내 경력서를 쓰면 뭐라고 할까. 게임 QA 3년. 아니, 이건 회사에서 원하는 경력이 아니라 시간일 뿐이다. 실제로 뭘 했는가.RPG 게임 테스트 (다른 회사에선 FPS가 필요할 수도) 확률 검증 엑셀 분석 Mantis 버그 관리 (다른 회사는 Jira 쓸 수도) 밸런스 테스트이게 다른 회사에서 쓸모 있을까. 게임사에서는 그렇다. 다른 산업에서는 "게임 테스트만 해봤네" 이 정도다. 경력 이동성이 없다. QA 시장이 그렇다. 게임사 QA에서 일한 사람이 일반 소프트웨어 QA로 가는 건 쉽다. 반대는 어렵다. 게임 이해도가 있는 사람이 선호되니까. 그래서 게임 QA는 게임사 안에만 있다. 게임사 안에서는 연봉이 안 올라간다. 악순환이다. 신입 때부터 알았다면 이직을 했을 거다. 2년 정도만 버티고 다른 회사 가서 경력을 쌓는 방식으로. 3년을 여기서 했으니 남은 선택지는. 이대로 가거나, 이직하거나, 직급을 꺾고 신입으로 다시 시작하거나다. 어느 쪽도 "좋은" 선택 같지 않다. [IMAGE_5] 그래도 내일도 나갈 거다. 빌드를 받고, 테스트 계획을 보고, 게임을 켤 거다. 버그를 찾을 거다. 리포트 할 거다. 이 반복이다. 최근에 새로운 신입 QA가 들어왔다. 이름은 박우진. 23살. 게임 덕후라고 했다. 면접 때 게임에서 게임 산업으로 올 수 있다고 생각했대. 나도 비슷했다. 3년 전. 우진이를 보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회사 다니면서 틈틈이 다른 회사 지원해" 이렇게 말해야 하나. "3년 지나도 월급 안 올라" 이렇게 말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해야 하나. 오늘은 그냥 테스트나 끝내고 가야겠다. 내일 회의 전에 버그 리포트 정리하고. 밤 9시 정도에는 나갈 수 있겠지. 아, 혼자만 이렇지 않을 거다. 게임사 QA는 다 비슷할 거다. 같은 업계 다른 회사 QA들도 똑같은 연봉, 똑같은 야근, 똑같은 불만. 우리는 같은 문제를 풀고 있다. 근데 따로 논다.연봉 올리는 방법은 이직인데, 이직할 회사가 없다. 게임 회사 벽에 갇혀 있다.